연준이 3년 2개월 만에 금리를 올렸다. 한국 시장금리는 1년 새 1.6%포인트 올라 있었고, 이익 추정치는 그대로다
9월 16일 인상 뒤 일주일 사이 증권사 이익 전망이 바뀐 종목은 333개 가운데 136개뿐이다. 값은 벌써 움직였는데 추정치가 따라오지 못한 업종이 어디인지, 이자가 영업이익을 넘는 회사가 어디인지 숫자로 가른다.
🏦 01 · 결정인상 한 번이 아니라 경로가 1%포인트 위로 옮겨졌다
연준이 9월 16일 기준금리를 3.75~4.00%로 0.25%포인트 올렸다. 표결은 12대 0, 반대 없이 통과했고 2023년 7월 이후 첫 인상이다. 성명서에는 물가가 "여전히 높다"고 적혀 있었고, 이번 조치로 2% 목표에 돌아가는 시점을 앞당긴다고 했다.
인상 폭 자체보다 중요한 건 앞으로의 경로다. 석 달 전 6월 전망에서 위원들은 금리가 내려간다고 봤는데, 이번에는 올라간 채 머문다고 그렸다.
- 2026년 말 기준금리 전망 (중간값)3.8% → 4.1%
- 2027년 말3.6% → 4.1%
- 2028년 말3.4% → 3.9%
- 2029년 말 (이번에 처음 제시)3.6%
- 올해 물가 전망 (PCE)3.6% → 3.7%
- 올해 실업률 전망4.3% → 4.1%
2027년 말 전망이 3.6%에서 4.1%로 0.5%포인트 뛰었다. 위원 18명 가운데 12명이 연내 한 번 더, 4명이 두 번 더 올린다고 적어 냈고 동결을 본 사람은 2명뿐이다. 2029년 말에도 3.6%니까 연준 스스로 앞으로 3년은 금리가 지금 자리에 머문다고 보는 셈이다. 기업의 차입 만기는 대개 그 안에 돌아온다.
워시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7월 회의 이후 달라진 점을 세 가지로 꼽았다. 경기가 더 강해졌고, 물가가 둔화하지 않았고, 지정학 긴장이 커졌다. 셋 다 결국 유가 얘기다. WTI가 6월 17일 76.79달러에서 9월 18일 100.30달러로 +30.6%, 브렌트유가 79.55달러에서 103.87달러로 +30.6% 올랐다. 9월 14일에는 브렌트유가 109.16달러까지 치솟았다.
🇰🇷 02 · 한국한국은 이미 두 번 올렸고, 시장금리는 기준금리보다 1%포인트 위에 있다
연준이 처음 올린 날, 한국은행은 이미 두 번 올린 뒤였다. 7월에 이어 8월 27일에도 0.25%포인트를 올려 기준금리는 3.00%가 됐다. 금통위원 7명 가운데 6명 찬성에 1명이 2.75% 동결 의견을 냈고, 다음 회의는 10월 22일이다.
시장금리는 기준금리를 기다리지 않았다. 9월 18일 국고채 3년물 4.05%, 10년물 4.47%로 1년 전보다 각각 1.61%포인트, 1.68%포인트 높다. 3년물이 기준금리보다 1.05%포인트 위에 있다. 0.25%포인트씩 네 번 올린 자리와 맞먹는다. 회사채를 찍거나 대출을 갈아타는 기업이 실제로 마주하는 금리는 기준금리가 아니라 이쪽이다.
💡 한국 기업에 미국 금리 인상이 닿는 길은 셋이다. 국내 시장금리가 따라 올라 이자비용이 늘고, 국채 수익률이 올라 주식에 요구하는 수익률도 높아지고, 달러가 강해지면서 환율이 움직인다. 원/달러 환율은 9월 11일 1,340.1원에서 18일 1,389.1원으로 일주일 새 +3.7% 올랐다. 다만 6월 17일 1,517원에 견주면 여전히 -8.4% 낮은 자리다.
9월 18일 기준 코스피 6,894.23, 코스닥 827.12, 환율 1,389.1원, WTI 100.30달러, 미국 10년물 금리 5.00%다. 주식시장은 공포로 반응하지 않았다. 코스피가 인상 전주 금요일 6,909.91에서 9월 15일 6,627.26까지 밀렸다가 18일 6,894.23으로 거의 되돌아왔다. 지수가 조용하다는 게 이 글의 출발점이다. 지수는 조용한데 그 아래에서 값이 갈렸고, 갈린 방향이 상식과 반대인 곳이 있다.
📉 03 · 채권장기채는 석 달 동안 두 자릿수로 빠졌고, 돈은 하루짜리 금리 상품에 몰려 있다
금리가 내릴 거라 보고 장기 국채 ETF를 산 투자자가 많았다. 6월 점도표까지는 그 계산이 맞았는데, 9월 점도표가 전제를 지워 버렸다.
금리 상승과 원화 강세를 둘 다 맞았다
환율을 걷어낸 순수 금리 손실
국내 장기채도 같은 폭으로 빠졌다
만기가 짧을수록 손실이 작다
석 달 동안 유일하게 플러스
환노출형 미국 30년 국채 ETF는 석 달 수익률이 -13.0%다. 같은 채권의 환헤지 상품은 -4.9%니까 손실의 절반 이상이 금리가 아니라 원화 강세 탓이다. 최근 일주일은 반대로 환율이 오르면서 환노출형이 +4.1% 반등했다. 미국 장기채를 환노출로 들고 있으면 금리와 환율 두 군데에 동시에 돈을 건 셈인데, 석 달 동안은 둘 다 불리하게 움직였다.
국내 장기채도 마찬가지다. 국고채 30년 스트립 ETF가 석 달에 -12.0%인데, 같은 기간 머니마켓 ETF는 +0.9%였다. 9월 18일 하루 CD금리 ETF 한 종목의 거래대금이 1조 245억원에 달했다. 시장은 이미 만기를 짧게 가져가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미국 국채 2년물은 4.74%, 20년물은 5.39%다. 기준금리 상단 4.00%보다 2년물이 0.74%포인트나 높으니 채권시장은 점도표보다 더 많은 인상을 깔고 있는 셈이다. 장기채를 다시 살 근거는 "많이 빠졌다"가 아니라 물가가 꺾이는 숫자여야 하는데, 연준이 본 올해 물가는 6월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 04 · 이자비용점검한 상장사 40곳 가운데 아홉 곳은 상반기 이자 지급액이 영업이익보다 많다
부채비율만 보면 조선·방산처럼 선수금이 많은 회사도 빚이 많은 회사로 잡힌다. 그래서 2026년 반기보고서 현금흐름표에서 이자 지급액을 뽑아 영업이익과 나란히 놓았다. 실제로 통장에서 빠져나간 이자다. 빨간 막대가 회색 막대보다 길면 상반기에 장사해서 번 돈으로 이자를 다 못 냈다는 얘기다.
아홉 곳 모두 금리가 오르기 전 숫자로 이미 이렇다. 차입금이 만기를 맞아 더 높은 금리로 바뀌면 빨간 막대는 더 길어진다. 속도는 회사마다 다르고, 변동금리 비중과 만기 구조를 확인하지 못한 회사는 여기서 속도를 말하지 않는다. 방향만 확실하다.
눈에 띄는 건 주가다. 이자가 영업이익의 2.75배인 현대제철이 한 달 새 +25.7%, 1.49배인 대한항공이 +16.0%, 1.34배인 롯데케미칼이 +13.1% 올랐다. 코스피가 6월 17일 이후 -22.2% 빠지는 동안 낙폭이 큰 종목들이 반등한 구간인데, 그 반등에 이자비용은 들어가 있지 않다.
한국전력은 막대만 보면 여유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 이자 지급액이 작년 한 해 4조 3,933억원, 올해 상반기만 2조 447억원이다. 시가총액이 19.8조원인 회사가 해마다 시가총액의 5분의 1을 이자로 낸다. 주가 30,750원은 52주 최저가 30,400원 바로 위다.
✂️ 05 · 추정치이익 전망을 낮춰야 하는 곳은 증권, 항공, 그리고 이미 한 번 깎인 고부채 기업이다
9월 11일과 18일 사이, 이익 전망치가 있는 333개 종목 가운데 197개는 숫자가 그대로다. 75개가 올랐고 61개가 내렸다. 연준 인상이 추정치에 반영된 흔적은 아직 없다. 어디가 먼저 깎일지는 지금 숫자끼리 안 맞는 곳을 찾으면 보인다.
📊 증권 — 거래대금이 절반이 됐는데 이익 전망은 올랐다
주식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6월 60.3조원에서 9월 27.8조원으로 -53.9% 줄었다(종가×거래량 기준, ETF 제외). 5월 66.1조원, 7월 42.8조원, 8월 31.8조원으로 넉 달째 내리막이다. 증권사 이익의 뿌리는 거래 수수료와 신용이자인데, 같은 석 달 동안 이익 전망은 이렇게 움직였다.
- 미래에셋증권 4,163원 → 4,976원 +19.5% 3개월 주가 -37.2%
- 키움증권 60,059원 → 69,205원 +15.2% 3개월 주가 -28.9%
- 한국금융지주 43,853원 → 50,059원 +14.2% 3개월 주가 -24.0%
- NH투자증권 4,051원 → 4,467원 +10.3% 3개월 주가 -21.0%
- 삼성증권 18,002원 → 18,992원 +5.5% 3개월 주가 -31.2%
다섯 곳 모두 올해 주당순이익 전망이 석 달 전보다 높은데 주가는 21~37% 빠졌다. 전망 PER이 3.6~6.4배로 싸 보이는 건 분모가 아직 6월 거래대금을 기준으로 남아 있어서다. 여기에 금리까지 겹친다. 국고채 3년물이 한 달에 0.26%포인트 올랐고, 증권사는 채권을 대량으로 안고 있다. 이 글에서 다루는 업종 가운데 이익 전망이 가장 먼저, 가장 크게 깎일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증권을 꼽는다.
✈️ 항공 — 유가가 28% 오르는 동안 이익 전망이 87% 올랐다
대한항공의 올해 주당순이익 전망이 6월 18일 530원에서 9월 18일 989원으로 +86.6% 뛰었다. 같은 기간 WTI도 +30.6% 올랐다. 상반기 영업이익 3,103억원에 이자 지급액 4,614억원, 반기 말 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장기차입금·사채를 더하면 10조 9,741억원이고 여기에 리스부채는 빠져 있다. 연료비와 이자가 같이 오르는 구간에서 전망이 거꾸로 올라간 드문 경우다. 저비용항공사는 이미 적자 전망이다. 제주항공 -265원, 진에어 -584원이다.
🔻 이미 깎였고 더 깎일 곳
- 한국전력 8,652원 → 6,303원 -27.1% 3개월 주가 -24.1%
- 이마트 6,396원 → -245원 적자 전환 3개월 주가 -16.8%
- 현대제철 1,487원 → 797원 -46.4% 3개월 주가 +3.2%
- GS건설 2,736원 → 1,773원 -35.2% 3개월 주가 +25.1%
- CJ제일제당 24,059원 → 18,560원 -22.9% 3개월 주가 -11.5%
- LG디스플레이 840원 → -144원 적자 전환 3개월 주가 -39.0%
한국전력은 석 달 새 전망이 -27.1% 깎였는데, 9월 11일 이후로는 숫자가 멈춰 있다. 그사이 브렌트유가 9월 1일 94.65달러에서 100달러 안팎으로 올라섰다. 연료비는 시차를 두고 원가에 들어온다. GS건설은 전망이 35% 깎이는 동안 주가는 +25.1% 올랐다. 상반기 이자 지급액이 영업이익의 1.13배인 회사다. 이마트는 흑자 전망이 석 달 만에 적자로 뒤집어졌고, 이자는 영업이익의 1.80배다.
📐 06 · 배수이익이 안 깎여도 값이 깎이는 쪽 — 이익수익률이 국채의 절반에 못 미치는 종목
PER을 뒤집으면 이익수익률이 나온다. 주식을 시가에 샀을 때 회사가 한 해 벌어들이는 이익이 투자금의 몇 %인지 보여 주는 숫자다. 국고채 10년물이 4.47%를 주는 시장에서 이익수익률 1%짜리 주식을 버티고 들고 있으려면, 이익이 아주 빠르게 오래 늘어야 한다. 금리가 오르면 그 부담이 더 커진다.
여섯 종목 모두 올해 전망 기준 이익수익률이 국고채 10년의 절반에 못 미친다. 반대편에는 삼성전자가 있다. 전망 PER 5.44배에 이익수익률 18.4%, KB금융은 9.47배로 10.6%다. 금리가 오르는 구간에서 같은 1%포인트가 아프게 닿는 쪽은 앞의 여섯 곳이다. 한국항공우주·한화시스템·한전기술은 석 달 새 이익 전망까지 각각 30.9%, 37.2%, 13.3% 깎였다. 배수가 높은데 분모까지 줄고 있다.
🛡️ 07 · 반대편이익 전망이 올라간 곳은 은행·손해보험·정유다
- KB금융 17,639원 → 18,412원 +4.4% 3개월 주가 +6.6%
- 신한지주 11,677원 → 12,446원 +6.6% 3개월 주가 +6.8%
- 우리금융지주 4,279원 → 4,404원 +2.9% 3개월 주가 +12.3%
- 삼성화재 44,195원 → 49,606원 +12.2% 3개월 주가 -4.6%
- S-Oil 19,246원 → 26,198원 +36.1% 3개월 주가 +36.2%
- SK이노베이션 9,825원 → 17,974원 +82.9% 3개월 주가 +25.3%
은행 3사는 석 달 동안 이익 전망과 주가가 나란히 올랐다. 코스피가 22% 빠진 구간에서다. KB금융 PBR 1.01배, 신한지주 0.86배, 우리금융지주 0.68배다. 다만 인상 발표 주에는 KB금융 -1.7%, 신한지주 -2.5%로 같이 밀렸다. 금리 상승이 대출 부실로 번지느냐가 은행주의 다음 질문이고, 4장에서 본 아홉 곳이 그 질문의 대상이다.
정유는 연준이 금리를 올린 바로 그 이유로 이익이 늘었다. S-Oil 이익 전망이 석 달 새 +36.1%, SK이노베이션은 +82.9% 올랐다. 유가가 꺾이면 금리 압력도 정유 이익도 같이 내려간다. 둘은 같은 변수의 앞뒷면이다.
🧭 08 · 결론값이 먼저 움직인 곳과 추정치가 뒤처진 곳
연준은 2029년까지 금리가 3.6%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다고 적었다. 한국 시장금리는 1년간 1.6%포인트 올랐다. 그런데 이익 추정치는 일주일 사이 열에 여섯이 꿈쩍도 안 했다. 이 간격이 메워지는 순서를 이렇게 본다.
- 증권 — 추정치 하향 1순위거래대금 -53.9%와 이익 전망 +5~20%가 같이 갈 수 없다. 주가가 이미 21~37% 내린 만큼 하향 자체보다 하향 폭이 관건이다.
- 항공 — 전망이 거꾸로 간 곳유가 +30.6%, 이자가 영업이익의 1.49배인데 이익 전망이 +86.6%, 한 달 주가가 +16.0%다.
- 이자가 영업이익보다 큰 아홉 곳현대제철·롯데케미칼·GS건설처럼 최근 한 달 반등한 종목일수록 이자비용이 값에 안 들어가 있다.
- 이익수익률 1~2%대 고배수주이익이 아니라 배수가 깎인다. 이익 전망까지 내려가는 한국항공우주·한화시스템·한전기술이 가장 불리하다.
- 장기채 — 인하 전제가 사라졌다2년물이 기준금리보다 0.74%포인트 높다. 물가가 꺾이는 숫자가 나오기 전에는 만기가 짧은 쪽이 유리하다.
🗓️ 앞으로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10월 22일 금통위가 세 번째 인상에 나서는지, 브렌트유가 100달러 위에 자리를 잡는지, 그리고 10월 중순부터 나오는 3분기 실적에서 증권사와 항공사 전망이 실제로 깎이는지다. 세 번째가 가장 빨리 확인된다.
이 글은 2026년 9월 18일 종가와 9월 19일까지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썼다. 이자 지급액과 영업이익은 각 회사 2026년 반기보고서 연결 기준이며, 이익 전망은 증권사 추정치 평균이다. 거래대금은 종가에 거래량을 곱한 근삿값이다.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하는 글이 아니며, 투자 판단과 그 결과는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 전망은 바뀔 수 있고 과거 수익률이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
정정(2026-10-05): 9월 18일 주가를 정규장 종가(시간외 제외) 기준으로 바로잡았습니다 — 바뀐 숫자: 한국전력 주가 30,900→30,750원·시가총액 19.9→19.8조원, 1개월 주가 수익률 19개와 3개월 주가 수익률 16개(시작일 종가는 그대로, 9월 18일 끝점만 정규장 종가로 다시 계산), 증권 5사 전망 PER 범위 3.7~6.4→3.6~6.4배, 고배수 6종목 전망 PER(두산에너빌리티 167.4→165.9배, 한화시스템 106.7→106.9배, 한전기술 91.0→90.5배, 알테오젠 56.1→56.0배, 한국항공우주 53.1→52.9배, LIG넥스원 44.7→45.1배), 삼성전자 PER 5.42→5.44배·이익수익률 18.5→18.4%, KB금융 PER 9.51→9.47배·이익수익률 10.5→10.6%·PBR 1.02→1.01배, 인상 발표 주 등락 KB금융 -1.2→-1.7%·신한지주 -1.6→-2.5%. 유가는 하루 중 한 시점 값이 아니라 그날 종가(선물 정산가)로 바로잡았습니다 — WTI 9월 18일 97.70→100.30달러·6월 17일 76.38→76.79달러(석 달 상승률 +27.9→+30.6%), 브렌트유 80.08→79.55·99.94→103.87달러(+24.8→+30.6%), 9월 1일 92.69→94.65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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