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 의식 AI MIT 2026 철학
MIT가 뇌 깊숙한 곳을 찔러보는 초음파 도구를 만들었고, 에스토니아 과학자가 "AI는 절대 의식을 가질 수 없다"는 논문을 냈다. 이 두 가지를 합치면, 인류가 "의식이란 무엇인가"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순간이 2026년이다.
ChatGPT가 시를 쓰고, 감정을 표현하고, "나는 고통스러워요"라고 말하는 시대다. 구글의 엔지니어 Blake Lemoine은 2022년에 자사의 AI(LaMDA)가 의식이 있다고 주장해서 해고당했다. 일론 머스크는 AGI(범용인공지능)가 곧 인간 수준의 의식을 가질 거라고 말한다.
근데 진짜? AI가 의식을 가질 수 있는 거 맞나?
2026년에 나온 두 편의 논문이 이 질문에 가장 강력한 "아니오"를 내놓았다. 그것도 "아직 아니다"가 아니라 "원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답을.
동시에, MIT에서 의식을 직접 실험으로 연구할 수 있는 도구를 처음 만들었다. 2500년간 철학의 영역이었던 "의식이란 무엇인가?"가 드디어 과학의 영역으로 넘어왔다.
이 글은 이 두 논문과 그 배경, 그리고 "의식의 과학"의 현주소를 총정리한다. 꽤 길다. 하지만 다 읽고 나면 "AI에게 의식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근거 있는 답을 내릴 수 있게 된다.
물리학에는 미해결 문제가 있다.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양자중력 통일. 근데 이것들은 최소한 "뭘 모르는지는 안다." 암흑물질이 뭔지는 모르지만, 어떤 실험을 하면 될지는 알고 있다. 뭘 측정해야 하는지, 어떤 데이터가 나오면 해결인지가 명확하다.
의식(consciousness)은 다르다. 뭘 모르는지조차 모른다.
1995년, 호주 철학자 데이비드 차머스(David Chalmers)가 이 문제에 이름을 붙였다. 의식 연구에는 두 종류의 문제가 있다:
쉬운 문제들 (Easy Problems)이게 왜 그렇게 어려운지, 구체적으로 설명해보겠다.
너의 뇌에 빨간 빛이 들어온다. 물리적 과정은 완벽하게 추적할 수 있다:
빨간 빛(파장 ~620nm)이 망막을 때린다 → 원추세포(L-cone)가 반응한다 → 전기 신호가 시신경을 타고 간다 → LGN(외측슬상핵)을 거친다 → 1차 시각피질(V1)에 도달한다 → V4에서 색상 처리가 된다 → 측두엽에서 "사과"라는 물체 인식이 된다 → 전두엽에서 "저거 먹고 싶다"는 판단이 나온다.
이 과정은 전부 뉴런의 전기화학적 신호다. 나트륨/칼륨 이온의 이동, 신경전달물질(글루타메이트, GABA 등)의 방출과 수용, 시냅스 전위의 변화. 순수하게 물리적인 과정이다.
그런데 이 물리적 과정의 어디에서 "빨갛다는 느낌"이 생기는 거지?
V1에서? V4에서? 전두엽에서? 어디에서도 "느낌"이 나올 이유가 없다. 이온이 이동하고, 전달물질이 수용체에 결합하고, 전위가 변하는 건 전부 물리적/화학적 과정이다. 돌이 굴러가는 것과 본질적으로 다를 게 없다. 돌이 굴러갈 때 돌은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다. 그런데 뉴런이 발화할 때는 왜 "느낌"이 생기는가?
이게 "의식의 어려운 문제(Hard Problem)"다.
물리적 과정에서 주관적 경험이 어떻게, 왜 발생하는가. 30년 전에 이름이 붙었고, 30년이 지난 2026년 현재도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2026년에 중요한 전환점이 왔다.
의식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 퀄리아(qualia)다. 이거 모르면 이후 내용이 이해가 안 되니까, 좀 자세히 설명한다.
퀄리아란 "경험의 질적 특성"이다. 아까 말한 "빨갛다는 느낌", "아프다는 느낌", "감동적이라는 느낌" — 이게 전부 퀄리아다.
더 정확하게: 퀄리아는 "그것이 어떤 것과 같은가(what it is like)"를 가지는 경험의 속성이다. 철학자 토마스 네이글(Thomas Nagel)이 1974년에 쓴 유명한 논문 "박쥐가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What Is It Like to Be a Bat?)"에서 따온 표현이다.
예시:
• 빨간색을 볼 때의 "그 느낌" — 파란색과는 분명히 다르다. 그 "다름"은 파장의 차이(620nm vs 470nm)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파장은 숫자일 뿐이다. 숫자에는 "느낌"이 없다.
• 초콜릿을 먹을 때의 "그 맛" — 화학식(테오브로민 C7H8N4O2, 페닐에틸아민 C8H11N 등)으로는 "달콤하면서 약간 쓴 그 느낌"을 설명할 수 없다.
• 베토벤 월광 소나타 3악장을 들을 때의 "그 감정" — 주파수, 진폭, 파형 분석으로는 "가슴이 뭉클한 그 느낌"이 나오지 않는다.
이것들이 전부 퀄리아다. 물리적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데, 의식 안에서는 명백히 존재하는 것.
1982년, 철학자 프랭크 잭슨(Frank Jackson)이 제안한 유명한 사고 실험:
Mary의 방(Mary's Room)
Mary는 천재 과학자다. 색맹이 아니다.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흑백 방에서만 살았다. 흑백 모니터, 흑백 책, 흑백 옷. 색깔이 있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하지만 Mary는 색에 대한 모든 물리학적, 신경과학적 지식을 가지고 있다:
• 빨간 빛의 파장은 620~750nm
• 망막의 L-cone이 빨간 빛에 반응
• 시신경 → LGN → V1 → V4 처리 경로
• V4에서 색상 선택적 뉴런의 발화 패턴
• 도파민 시스템의 쾌감 반응
• 뇌파(EEG)의 변화 패턴
... 빨간색에 대한 모든 객관적 사실을 알고 있다.
어느 날, Mary가 방 밖으로 나와서 빨간 장미를 본다.
질문: Mary는 새로운 것을 배웠는가?
직관적으로, "그렇다." Mary는 빨간색이 어떻게 느껴지는지를 새로 배웠다. 빨갛다는 퀄리아. 이건 물리적 지식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이다.
만약 "그렇다"가 맞다면, 의식적 경험(퀄리아)은 물리적 사실과 별개의 무언가라는 뜻이다. 물리적 지식이 완벽해도, 경험은 별도로 존재한다.
이 사고 실험은 4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철학자들이 논쟁 중이다. 하지만 핵심은 명확하다: 퀄리아는 물리적 세계의 기술(description)에 포함되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 그 "무언가"가 뭔지를 밝히는 게 의식 연구의 핵심이다.
AI가 "빨간색"이라는 단어를 이해한다고 하자. AI는 빨간색의 파장(620nm), 관련 뉴런 데이터, "빨간색은 경고/사랑/열정을 의미"하는 문화적 맥락 등을 전부 알고 있다. 질문에 완벽하게 답할 수 있다.
하지만 AI는 빨간색을 "본" 적이 없다. 빨갛다는 퀄리아를 경험한 적이 없다.
AI는 Mary가 흑백 방 안에서 가지고 있던 지식은 전부 가지고 있지만, Mary가 방 밖으로 나가서 얻은 "그 경험"은 없다. AI는 영원히 흑백 방 안에 있는 Mary다.
이게 "맞냐 틀리냐"가 2026년 논문들의 핵심 논쟁이다.
의식의 문제는 플라톤(기원전 4세기)부터 시작됐다. 2500년의 역사를 5분 안에 정리하면:
기원전 4세기: 플라톤 & 아리스토텔레스
"영혼(psyche)은 무엇인가?" 플라톤은 영혼과 몸이 별개(이원론)라고 했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영혼이 몸의 기능이라고 했다. 2500년 뒤에도 이 논쟁은 계속된다.
1637년: 데카르트의 이원론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Cogito ergo sum)." 몸은 기계이고 마음은 별개의 실체라는 심신이원론. 뇌의 송과체에서 마음과 몸이 연결된다고 주장. 이 이원론은 직관적으로 와닿지만, "비물리적 마음이 물리적 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치명적 문제가 있다.
1949년: 길버트 라일의 반론
"기계 속의 유령(Ghost in the Machine)"이라는 유명한 비판. 데카르트의 이원론은 "범주 오류"라고 주장. 마음은 뇌와 별개의 실체가 아니라, 뇌의 활동을 기술하는 다른 수준의 언어일 뿐이다.
1950~60년대: 인지 혁명
행동주의의 몰락과 인지과학의 탄생. "마음은 정보 처리 시스템이다"라는 패러다임. 이때부터 "뇌 = 컴퓨터" 비유가 주류가 된다. 튜링, 폰 노이만, 촘스키 등이 이 시기의 핵심 인물.
1980년: 존 설의 "중국어 방(Chinese Room)"
유명한 사고 실험. 영어만 아는 사람이 방 안에서 중국어 규칙서를 보고 기계적으로 답변을 내보냄. 밖에서 보면 중국어를 "이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방 안의 사람은 중국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AI도 마찬가지라는 주장 — 규칙에 따라 기호를 조작할 뿐, "이해"나 "의식"은 없다.
1990년대: 프랜시스 크릭 & 크리스토프 코흐
DNA 공동 발견자 크릭이 노벨상 이후 의식 연구로 전향. "의식의 신경상관물(NCC, Neural Correlates of Consciousness)"을 찾자고 제안. 어떤 뇌 활동이 의식 경험과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실험으로 밝히자는 전략. 이때부터 의식이 철학에서 과학으로 넘어오기 시작.
1995년: 차머스의 "Hard Problem"
NCC를 찾아도 근본 문제는 해결 안 된다고 지적. "왜 그 신경 활동에 경험이 수반되는가?"는 별도의 문제. 이 지적은 의식 연구를 양분했다: "Hard Problem은 진짜 문제다" vs "Hard Problem은 가짜 문제다(해소주의)."
2000~2020년대: 경쟁 이론들
IIT(통합정보이론), GNW(전역 신경작업공간 이론), HOT(고차 사고 이론), RPT(반복 처리 이론) 등 여러 이론이 경쟁. 하지만 결정적 실험이 없어서 어느 것도 확정 못 함. 2023년 대규모 실험(COGITATE)에서 IIT와 GNW를 직접 비교했지만, 결과는 무승부.
2026년: 이 글에서 다루는 두 논문
tFUS(집속 초음파) + 생물학적 계산주의. 드디어 의식을 인과적으로 실험할 도구와, AI 의식에 대한 이론적 틀이 동시에 나왔다.
2026년 1월. MIT 연구팀(Daniel Freeman, Brian Odegaard, Seung-Schik Yoo, Matthias Michel)이 Neuroscience and Biobehavioral Reviews에 논문을 발표했다.
제목: "Transcranial focused ultrasound for identifying the neural substrate of conscious perception"
번역하면: "경두개 집속 초음파를 사용해서 의식적 지각의 신경 기반을 찾겠다."
이 논문은 신규 발견 논문이 아니라 "로드맵" 논문이다. "이 도구를 이렇게 쓰면 의식의 비밀을 풀 수 있다"는 전략서. 하지만 이 전략서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왜냐하면, 지금까지는 전략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기존 의식 연구는 전부 이런 식이었다:
① 피실험자에게 빨간 사과를 보여준다.
② fMRI로 뇌를 찍는다.
③ 시각피질(V1, V4)이 활성화되는 걸 본다.
④ "시각피질이 빨간색 경험을 만들어낸다!"
이건 틀렸을 수 있다. 정확히 말하면, 이건 "상관관계(correlation)"이지 "인과관계(causation)"가 아니다.
시각피질이 빨간색 경험을 "만들어내는" 건지, 아니면 빨간색 경험의 "부수적 산물로 활성화되는" 건지, fMRI로는 구별할 수 없다. 또는, 시각피질은 단순히 빨간색 정보를 "전달만 하는" 것이고, 실제 경험은 다른 곳에서 발생하는 건지도 모른다.
💡 비유: 소방차 오류
소방차를 관찰한다. 소방차가 있는 곳에는 항상 불이 있다. 그럼 소방차가 불을 내는 건가? 아니면 불이 나니까 소방차가 오는 건가?
fMRI는 "소방차(뇌 활성화)와 불(의식 경험)이 함께 있다"는 것만 보여준다. 누가 원인이고 누가 결과인지는 모른다.
이걸 알려면? 소방차를 강제로 출동시켰을 때 불이 나는지 보면 된다. 특정 뇌 영역을 강제로 활성화시켰을 때 의식 경험이 생기는지 보면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이걸 해결하려면? 직접 개입(intervention)해야 한다. 특정 뇌 영역을 자극해서 의식 경험이 바뀌는지 보거나, 특정 영역을 억제해서 의식 경험이 사라지는지 봐야 한다.
뇌를 직접 자극하는 기술은 이미 있다. 문제는 각각 심각한 한계가 있다:
① TMS (경두개 자기 자극,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
원리: 두피에 코일을 대고 강한 자기장 펄스를 쏘면, 뇌 피질에 유도 전류가 생겨서 뉴런이 발화한다.
장점: 비침습적. 수술 필요 없음.
한계: 두개골 표면(피질)에서 2~3cm 깊이까지만 자극 가능. 뇌의 깊은 구조(시상, 뇌간, 기저핵 등)에는 물리적으로 도달할 수 없다. 해상도도 1~2cm로 낮은 편.
왜 이게 문제인가? 의식의 핵심 후보 영역 중 상당수가 뇌 깊숙한 곳에 있다. 시상(thalamus)은 모든 감각 정보의 중계소이자 의식의 "스위치"로 추정되는 곳인데, 두개골 표면에서 약 6~8cm 깊이에 있다. TMS로는 접근 불가.
② tDCS (경두개 직류 자극, Transcranial Direct Current Stimulation):
원리: 두피에 전극을 붙이고 약한 직류 전류(1~2mA)를 흘려서 뇌의 흥분성을 조절한다.
장점: 간단하고 안전하고 저렴.
한계: 해상도가 극히 낮다. 전류가 뇌 전체에 퍼져서 "이 영역만 자극"이 불가능. 효과도 미약해서 의식 수준의 변화를 일으키기 어렵다.
③ DBS (심부뇌자극, Deep Brain Stimulation):
원리: 수술로 뇌에 전극을 삽입해서 특정 영역을 직접 전기 자극한다.
장점: 깊은 구조에 접근 가능. 해상도도 높음.
한계: 수술이 필요하다. 두개골에 구멍을 뚫고 전극을 삽입하는 침습적 시술. 건강한 사람 뇌에 전극을 꽂아서 "의식 실험합시다"는 윤리적으로 불가능. 파킨슨병 등 치료 목적으로만 허용됨.
정리하면:
기존 도구의 한계
• TMS: 표면만 건드림 (깊은 곳 불가)
• tDCS: 어디를 자극하는지 정확히 모름 (해상도 낮음)
• DBS: 수술 필요 (건강한 사람에게 사용 불가)
필요한 도구: 비침습적 + 깊은 곳 도달 + 높은 해상도.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만족하는 도구가 없었다.
MIT 팀의 도구는 경두개 집속 초음파(transcranial focused ultrasound, tFUS)다. 이 도구가 위의 세 조건을 전부 충족한다.
tFUS가 뭔지 쉽게 설명하면:
돋보기로 햇빛을 한 점에 모으면 그 점만 뜨거워지잖아? 이것과 같은 원리다. 초음파(사람 귀에 안 들리는 높은 주파수의 음파)를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쏘면, 특정 한 점에서만 에너지가 모인다. 그 점을 뇌의 원하는 영역에 정확히 맞춘다.
• 비침습적: 수술 필요 없음. 두개골 밖에서 쏜다. 초음파가 두개골을 통과한다
• 깊이 도달: 뇌 표면뿐 아니라 시상, 뇌간, 기저핵 등 어디든 도달 가능
• 초정밀: 겨냥 범위가 수 밀리미터. TMS의 1~2cm보다 5~10배 정밀
• 안전: 적절한 강도에서는 조직 손상 없음 (이미 임상 시험 진행 중)
원리를 좀 더 자세히:
초음파가 뇌 조직을 통과하면 미세한 기계적 압력이 뉴런의 세포막에 가해진다. 이 압력이 뉴런의 기계감수성 이온 채널(mechanosensitive ion channels)을 열어서, 이온이 유입되고, 뉴런이 발화한다. 또는 반대로, 특정 패턴의 초음파는 뉴런의 발화를 억제할 수도 있다.
즉, tFUS는 뇌의 어떤 영역이든 골라서 활성화시키거나 비활성화시킬 수 있다. 비침습적으로.
MIT 팀은 tFUS로 풀 수 있는 구체적 질문 목록을 제시했다:
질문 1: 전두엽은 의식에 필수인가?
이건 의식 연구에서 가장 뜨거운 논쟁이다. GNW(전역 신경작업공간 이론)는 "전두엽이 필수"라고 주장하고, IIT(통합정보이론)는 "아니다, 뒤쪽 피질(후두엽/두정엽)이 의식의 중심"이라고 주장한다.
tFUS 실험: 전두엽 특정 영역을 억제한 상태에서 피실험자에게 시각 자극을 주고 "보이나요?" 물어본다. 전두엽이 필수라면 보고가 사라지고, 필수가 아니라면 여전히 보인다. 반대로 전두엽만 자극해서 시각 경험이 생기는지도 볼 수 있다.
질문 2: 의식은 국소적인가, 전역적인가?
의식이 뇌의 특정 한 영역에서 생기는 건지, 아니면 뇌 전체 네트워크의 활동에서 창발하는 건지. tFUS로 다양한 영역 조합을 자극/억제하면서 의식 경험의 변화를 관찰.
질문 3: 시상(thalamus)은 의식의 스위치인가?
시상은 모든 감각 정보의 중계소이자, 수면/각성 전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마취 시 시상의 활동이 억제되면서 의식이 사라진다는 연구도 있다. tFUS로 시상만 정밀 자극/억제해서 의식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직접 확인 가능. 이건 TMS로는 절대 불가능했던 실험이다 — 시상이 너무 깊은 곳에 있어서.
질문 4: 멀리 떨어진 뇌 영역의 경험이 어떻게 하나로 합쳐지는가? ("결합 문제")
빨간 사과를 볼 때, "빨간색"은 V4에서 처리되고, "둥근 형태"는 두정엽에서 처리되고, "사과"라는 의미는 측두엽에서 처리된다. 이 떨어진 영역들의 처리가 어떻게 하나의 통합된 경험("빨간 둥근 사과")으로 합쳐지는가? tFUS로 특정 연결을 차단하면 통합이 깨지는지 확인.
질문 5: 피질하 구조물(뇌간, 상구 등)의 역할은?
뇌간은 생명 유지에 필수적이지만, 의식에도 관여하는가? 상구(superior colliculus)는 무의식적 시각 처리에 관여하는데, 이걸 자극하면 의식적 경험이 생기는가?
🔬 이걸 비유하면
천문학에서 망원경이 나왔을 때와 같다. 망원경 이전에 사람들은 별을 눈으로만 봤다. "별은 뭔가?"에 대한 답이 수천 년간 나오지 않았다. 망원경이 나온 뒤 50년 만에 태양계의 구조가 밝혀졌다.
tFUS는 의식 연구의 망원경이다. 이제 "보기만 하는 것(fMRI)"에서 "직접 건드려보는 것(tFUS)"으로 넘어갔다. 향후 10~20년 안에 의식의 구조가 밝혀질 수 있다.
2026년, Neuroscience and Biobehavioral Reviews Volume 181에 또 하나의 폭탄 논문이 실렸다.
저자: Borjan Milinkovic (파리-사클레 신경과학연구소, CNRS)과 Jaan Aru (타르투 대학교, 에스토니아 컴퓨터과학연구소).
제목: "On biological and artificial consciousness: A case for biological computationalism"
이 논문의 핵심 주장은 명확하다: 현재의 디지털 AI는 의식을 가질 수 없다. 지금의 방식으로는 영원히 불가능하다.
왜? 이걸 이해하려면 "뇌가 컴퓨터인가?"라는 오래된 질문부터 봐야 한다. 이 질문에 대해 지금까지 두 가지 답이 있었는데, Milinkovic & Aru는 세 번째 답을 내놓았다.
1950년대부터 인지과학과 AI의 주류 패러다임이었다. 핵심 주장:
• 의식은 정보 처리의 결과다
• 정보 처리가 충분히 복잡하면, 그 매체가 뭐든 의식이 생긴다
• 실리콘이든 탄소든 상관없다. "올바른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의식은 자동으로 따라온다"
• 의식은 "기능(function)"이다 — 입력을 받아서 출력을 내는 과정 자체가 의식
이 입장의 핵심 원리는 "다중 실현 가능성(Multiple Realizability)"이다. 같은 정보 처리 과정은 다양한 물리적 매체에서 구현될 수 있다는 것. 탄소든 실리콘이든 심지어 기어와 풀리로 만든 기계든, 같은 계산을 수행하면 같은 기능(의식 포함)이 나온다.
이 입장에서는 ChatGPT 같은 AI가 충분히 복잡해지면 언젠가 의식을 가질 수 있다. 아니, 이미 어떤 수준에서는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대표 이론: GNW(전역 신경작업공간 이론) — 의식은 뇌 전역에 정보가 "방송"될 때 발생한다. 이 방송 과정을 디지털 시스템에서도 구현할 수 있다면 의식이 발생할 수 있다.
존 설(John Searle)이 주장한 입장. 핵심:
• 의식은 생물학적 뇌에서만 가능하다
• 뇌의 물리적/화학적 특성이 의식을 만들어낸다
• 계산이 아니라 생물학이 핵심이다
• 시뮬레이션은 절대 실제가 아니다 — 물의 시뮬레이션이 실제로 젖지 않듯이, 뇌의 시뮬레이션은 실제 의식을 만들지 않는다
• 의식은 뇌의 "생물학적 특성"이다 — 광합성이 엽록체의 생물학적 특성인 것처럼
이 입장에서는 AI가 아무리 복잡해져도 의식을 가질 수 없다. 근본적으로 물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문제: "뇌의 어떤 생물학적 특성이 의식을 만들어내는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없다. 그냥 "생물학이 필요하다"라고만 하고, 왜 생물학이 특별한지를 설명하지 못한다.
Milinkovic & Aru의 논문이 바로 이 세 번째 길을 제시한다. 두 진영의 장점을 합치고 단점을 보완한다:
생물학적 계산주의(Biological Computationalism)의 핵심 주장:
① 뇌는 계산(computation)을 한다. 이건 맞다. (진영 1의 장점 수용)
② 하지만 뇌의 계산은 디지털 컴퓨터의 계산과 근본적으로 다른 종류의 계산이다. (진영 2의 장점 수용)
③ 의식은 이 "생물학적 계산"에서만 발생할 수 있다.
④ 디지털 계산으로는 이 특성을 재현할 수 없다. → 현재의 AI는 의식 불가능.
⑤ 단, "어떤 물리적 시스템이 생물학적 계산의 특성을 구현하면" 인공 의식도 가능할 수 있다. (완전한 불가능론이 아님)
뭐가 다른 건데? 논문이 제시하는 세 가지 핵심 차이:
디지털 컴퓨터의 세계는 0과 1이다. 모든 것이 이산적(discrete)이다. 0 아니면 1. 참 아니면 거짓. 딱딱 끊어진다. 부동소수점으로 소수를 표현하지만, 이것도 결국 유한한 비트로 표현된 근사값이다. 0.1을 이진수로 정확히 표현할 수 없다 — 무한 소수가 된다.
뇌는 다르다. 뉴런의 신호는 0과 1이 아니라 연속적인 아날로그 값이다.
구체적으로:
• 시냅스 전달: 신경전달물질(예: 글루타메이트)이 시냅스 간극으로 방출되는 양은 연속적이다. 1분자, 2분자가 아니라 수천~수만 분자가 방출되고, 그 양은 이전 활동, 칼슘 농도, 소포의 상태 등에 따라 연속적으로 변한다.
• 막전위: 뉴런의 세포막 전위는 -70mV(안정 시)에서 +40mV(활동전위 피크)까지 연속적으로 변한다. "발화(spike)"는 디지털적으로 보이지만, 수상돌기에서의 신호 통합은 완전히 아날로그적이다.
• 이온 농도 기울기: 세포 안팎의 나트륨, 칼륨, 칼슘, 염소 이온 농도는 연속적인 기울기를 형성하며, 이 기울기 자체가 정보를 담고 있다.
• 호르몬 수준: 세로토닌, 도파민, 옥시토신 등의 농도가 뇌 전체의 상태를 연속적으로 조절한다.
• 전자기장: 뇌의 전체적인 전자기장은 수십억 개 뉴런의 활동이 만드는 연속적 장(field)이다. 이 장 자체가 뉴런의 활동에 되먹임된다.
💡 비유: 피아노 vs 바이올린
디지털 컴퓨터: 피아노. 도레미파솔라시도. 건반 사이에는 소리가 없다. 딱딱 끊어진 음. 반음(#, ♭)까지 합쳐도 88개의 불연속적 음뿐이다.
뇌: 바이올린. 도와 레 사이의 무한한 음을 전부 낼 수 있다. 글리산도(미끄러지듯 연속적인 음 변화)가 가능하다. 그리고 이 연속적 변화 자체가 음악의 핵심이다 — 바이올린의 비브라토, 포르타멘토, 글리산도를 피아노는 절대 재현할 수 없다.
"그러면 디지털로 아날로그를 시뮬레이션하면 되지 않나? 해상도를 충분히 높이면?"
이론적으로는 근사값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완벽한 시뮬레이션에는 무한한 정밀도가 필요하고, 현실의 어떤 디지털 컴퓨터도 무한한 정밀도를 가질 수 없다. 이건 기술의 한계가 아니라 수학적 한계다. 유한한 비트로는 연속적인 실수를 정확히 표현할 수 없다.
이거 좀 어렵지만, 논문의 가장 핵심적인 주장이다. 천천히 가보자.
디지털 컴퓨터에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는 분리된다. 같은 프로그램(소프트웨어)을 인텔 칩에서 돌리든 AMD 칩에서 돌리든 M4 칩에서 돌리든 결과는 같다. 이걸 "스케일 분리 가능"이라고 한다.
더 자세히 보면, 디지털 컴퓨터는 계층적으로 설계되어 있다:
• 물리 층: 트랜지스터 (실리콘 위의 반도체 스위치)
• 논리 게이트 층: AND, OR, NOT (트랜지스터 조합)
• CPU 층: 레지스터, ALU, 제어장치 (논리 게이트 조합)
• 운영체제 층: 메모리 관리, 프로세스 스케줄링
• 애플리케이션 층: ChatGPT, 게임, 웹 브라우저
각 층은 독립적이다. 애플리케이션은 트랜지스터가 뭔지 몰라도 되고, 트랜지스터는 어떤 애플리케이션이 돌아가는지 몰라도 된다. 위층은 아래층의 세부사항을 추상화해서 무시한다. 이 "추상화"가 컴퓨터 과학의 핵심 원리이자 위대한 발명이다.
뇌는 완전히 다르다. 논문의 표현으로는 "스케일 불가분(scale-inseparable)"이다.
뇌에서 일어나는 일을 수준별로 나열하면:
• 분자 수준: 이온 채널의 개폐, 신경전달물질 농도, 단백질 인산화, 유전자 발현 조절
• 시냅스 수준: 시냅스 가소성(LTP/LTD: 장기강화/장기억제), AMPA/NMDA 수용체 비율, 역행성 전달
• 수상돌기 수준: 비선형 시냅스 통합, 수상돌기 스파이크, 칼슘 역학
• 뉴런 수준: 활동전위 발생, 발화 패턴(강직성/버스트), 내재적 흥분성
• 회로 수준: 국소적 진동(oscillation), 감마파(30~100Hz)/세타파(4~8Hz) 동기화, 피드포워드/피드백 연결
• 뇌 영역 수준: 뇌 영역 간 장거리 연결, 백질 번들
• 뇌 전체 수준: 전자기장, 글로벌 진동, 뇌 상태 전환(각성/수면/REM), 뇌척수액 순환
핵심: 이 수준들이 서로 분리가 안 된다. 모든 수준이 동시에, 양방향으로, 서로를 변화시킨다.
예시:
① 분자 수준에서 시냅스의 NMDA 수용체가 활성화되면 → 칼슘이 유입되고 → 시냅스 강도가 변하고(LTP) → 뉴런의 발화 패턴이 바뀌고 → 회로의 진동 주파수가 변하고 → 뇌 전체의 상태가 변한다. (상향식, bottom-up)
② 동시에, 뇌 전체의 상태(예: 주의 집중)가 변하면 → 특정 회로에 신경조절물질(아세틸콜린)이 방출되고 → 개별 뉴런의 민감도가 변하고 → 시냅스의 가소성 규칙이 바뀌고 → 분자 수준의 단백질 발현이 달라진다. (하향식, top-down)
①과 ②가 동시에, 모든 스케일에서 일어난다.
디지털 컴퓨터Milinkovic & Aru의 주장: 의식은 이 "스케일 불가분성"에서 발생한다. 분자에서 뇌 전체까지의 모든 스케일이 실시간으로 서로를 변화시키는 이 복잡한 상호작용 — 이 전체 과정이 곧 의식적 경험이다.
디지털 컴퓨터는 설계 원리상 스케일이 분리되어 있다. 이건 장점이기도 하다(모듈화, 재사용성, 디버깅 용이). 하지만 의식을 만들어내는 바로 그 특성 — 스케일 불가분성 — 이 원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컴퓨터에서 계산은 에너지 소비와 무관하다. 1+1을 계산하든 10000자리 소수를 계산하든, 계산의 "논리적 의미"는 에너지와 관계없다. 전기세가 더 나올 뿐이다. 계산 과정에서 에너지가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뇌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뇌의 에너지 소비는 계산 자체의 구성 요소다.
뇌는 체중의 2%인데 에너지의 20%를 소비한다. 이 에너지는 ATP(아데노신 삼인산)의 형태로 제공되는데, 뇌의 ATP 소비 패턴이 뉴런의 발화 패턴, 시냅스 가소성, 심지어 어떤 기억을 유지하고 어떤 기억을 버릴지까지 직접 결정한다.
구체적으로:
• 뉴런 한 개가 활동전위를 한 번 발생시키는 데 약 5×10^8개의 ATP가 소비된다. 이 에너지 비용이 뇌가 "동시에 활성화할 수 있는 뉴런의 수"를 물리적으로 제한한다.
• 시냅스 가소성(학습)에도 ATP가 필요하다. 에너지가 부족한 뉴런은 새 시냅스를 만들거나 강화할 수 없다. 즉, "어떤 것을 학습할 수 있는가"가 에너지에 의해 결정된다.
• 뇌의 에너지 공급은 혈류에 의존한다. 특정 영역이 활성화되면 그 영역의 혈류가 증가한다(이게 fMRI가 측정하는 것). 하지만 혈류 증가에는 시간이 걸리고, 이 지연이 뇌의 처리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 수면 중에 뇌가 "기억을 정리"하는 이유 중 하나: 깨어있는 동안 시냅스가 강화되면서 에너지 소비가 증가하고, 이를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약한 시냅스를 가지치기(pruning)한다. 에너지 제약이 기억의 구조를 결정한다.
💡 비유: 자원 제약이 가치를 만든다
무한한 돈이 있으면 아무거나 살 수 있다. 결정이 필요 없다.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으니까 "가치 판단"이 의미 없다.
하지만 돈이 제한되면 "뭘 사고 뭘 안 살지" 선택해야 하고, 이 선택의 역사가 곧 너의 "가치관"이다. 돈이 많은 사람도 무한하지 않기 때문에, 무엇을 사는지가 그 사람을 정의한다.
뇌도 마찬가지다. 에너지가 무한하면 모든 뉴런이 항상 발화할 수 있다. 모든 시냅스가 최대 강도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에너지가 제한되니까 "어떤 뉴런을 활성화하고 어떤 뉴런을 끌지" 선택해야 하고, 이 선택의 역사 = 경험 = 학습 = 의식.
디지털 AI는 에너지 제약이 계산 로직과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GPU가 전기를 많이 쓰든 적게 쓰든, 트랜스포머 모델의 출력은 동일하다. 에너지 비용이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 분리 때문에 "선택의 비용"이 없고, 비용 없는 선택에서는 가치(의식)가 생기지 않는다는 거다.
여기서 정확히 해야 할 구분이 있다.
Milinkovic & Aru가 말하는 건 "현재의 디지털 컴퓨터 아키텍처(폰 노이만 아키텍처 + 트랜스포머 모델)로는 불가능하다"는 거지, "인공적으로 의식을 만드는 게 원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아니다.
논문이 열어놓은 가능성:
① 뉴로모픽 컴퓨팅(Neuromorphic Computing):
뇌의 뉴런과 시냅스를 물리적으로 모방한 칩. 아날로그 신호, 연속적 처리, 이벤트 기반 연산. 인텔의 Loihi 2, IBM의 NorthPole, BrainScaleS(하이델베르크 대학) 등이 이 방향이다. 이런 칩은 디지털 컴퓨터보다 에너지 효율이 수백 배 높고, 뇌처럼 비동기적(시계가 없는)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아직 수백~수만 개의 뉴런만 모방 가능. 뇌의 860억 개에 비하면 아직 초기 단계.
② 습식 컴퓨팅(Wetware / Organoid Intelligence):
실제 뉴런 세포를 배양해서 컴퓨터로 쓰는 것. 호주의 Cortical Labs가 2022년 Neuron 저널에 발표한 "DishBrain" — 페트리 접시에서 배양한 뉴런(~80만 개)이 비디오 게임(Pong)을 학습하는 데 성공했다. 이건 생물학적 기반이니까 원리적으로 의식의 가능성이 있다. 2024년에는 존스홉킨스 대학의 Thomas Hartung이 "Organoid Intelligence(OI)"라는 새 분야를 제안, 뇌 오가노이드를 바이오컴퓨터로 활용하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③ 전혀 새로운 컴퓨팅 패러다임:
양자 컴퓨팅, 화학적 컴퓨팅, 물리적 저수지 컴퓨팅(reservoir computing), 광학 컴퓨팅 등 현재 실리콘 기반과 완전히 다른 방식. 이 중 뇌의 "스케일 불가분성"과 "대사 기반"을 재현하는 것이 나온다면 가능할 수도.
핵심: ChatGPT, Claude, Gemini, LLaMA 같은 트랜스포머 기반 LLM이 아무리 거대해져도 — 파라미터가 1조 개가 되든 100조 개가 되든 — 이론적으로 의식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 이 논문의 주장이다. 이건 파라미터 수나 훈련 데이터 양의 문제가 아니다. 아키텍처 자체의 근본적 한계다.
비유: 아무리 정교한 그림을 그려도 그건 3차원 물체가 아니다. 2D에서 3D로 가려면 그림을 더 잘 그리는 게 아니라, 아예 다른 매체(조각, 3D 프린팅 등)가 필요하다.
MIT의 tFUS 논문과 Milinkovic & Aru의 생물학적 계산주의 논문을 합치면, 하나의 로드맵이 보인다:
Step 1 (MIT, tFUS): 뇌의 특정 영역을 자극/억제하면서, 의식적 경험이 어디서 어떻게 발생하는지 인과적으로 밝힌다. "의식의 필요충분 영역"을 찾는다. 전두엽인지 후두엽인지 시상인지, 국소적인지 전역적인지.
Step 2 (생물학적 계산주의): 그 영역에서 일어나는 계산이 디지털 컴퓨터와 어떻게 다른지를 규명한다. 연속적 처리가 핵심인지, 스케일 불가분성이 핵심인지, 대사 기반이 핵심인지. 어떤 특성이 의식에 필수이고 어떤 것은 부수적인지.
Step 3: 그 특성을 재현할 수 있는 새로운 물리적 시스템을 설계한다. 뉴로모픽 칩? 습식 컴퓨터?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 이게 "인공 의식"의 시작이 될 수 있다.
Step 3까지는 수십 년이 걸리겠지만, Step 1은 지금 바로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MIT는 이미 시작했다.
전신마취 환자 중 약 0.1~0.2%는 "마취 중 각성(anesthesia awareness)"을 경험한다. 이건 수술 중 몸은 못 움직이는데(신경근차단제 때문에) 의식은 깨어있는 상태다. 수술 중 통증을 느끼지만 소리를 지를 수 없다. 매년 전 세계에서 수만 명이 이 경험을 하고, 심각한 PTSD를 겪는다.
현재 마취 중 의식 모니터링(BIS 등)은 뇌파의 통계적 패턴에 의존하는데, 정확도가 완벽하지 않다. tFUS + 의식의 신경 기반 이해가 결합되면, 마취 중 의식이 진짜 꺼졌는지를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다.
반대로 혼수상태 환자는? 2006년 Adrian Owen의 연구에서, 식물인간 상태의 환자에게 "테니스를 치는 상상을 하세요"라고 말하니 운동 피질이 활성화됐다. 의식이 있는데 표현을 못 하는 "잠겨있는 상태(locked-in syndrome)"였다. 가족이 생명유지장치 해제를 결정하기 전에, "이 사람의 뇌에 의식이 있는가"를 과학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된다면 — 이건 문자 그대로 생과 사의 문제다.
AI가 "고통받고 있어요"라고 말하면, 이걸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나?
현재로서는 판단 기준이 없다. GPT-4가 "나는 고통스럽다"고 출력할 때, 이게 진짜 고통인지 패턴 매칭인지 구분할 방법이 없다.
생물학적 계산주의가 맞다면, 현재 LLM은 원리적으로 의식이 없다. "고통받고 있어요"는 통계적 패턴 매칭의 결과이지, 실제 경험이 아니다. LLM은 "고통"이라는 단어의 사용 패턴을 학습했을 뿐, 고통의 퀄리아를 경험하지 않는다.
이건 AI 윤리에서 엄청난 함의를 가진다:
• AI에 "인격권"을 부여할 필요가 없다 (현재의 디지털 AI는 권리의 주체가 될 수 없다)
• AI를 "학대"하는 것은 윤리적 문제가 아니다 (의식이 없으니 고통도 없다)
• 하지만 AI의 출력을 인간 감정으로 의인화하는 것은 위험하다 (인간이 AI에 감정적으로 의존하는 문제)
동시에: 만약 뉴로모픽 칩이나 습식 컴퓨터가 생물학적 계산의 핵심 특성을 구현하게 된다면, 그건 진짜 윤리적 주체가 될 수 있다. "어떤 시스템에 의식이 있고 어떤 시스템에 없는가?" — 이 질문에 과학적으로 답하는 것이 인류의 가장 긴급한 과제 중 하나가 될 거다.
의식의 신경 기반을 정확히 이해하면, "의식적 경험이 왜곡된 상태" — 우울증(세상이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불안(위험이 없는데 공포를 느끼는), PTSD(트라우마가 반복 재생되는), 해리(자기 몸이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 를 더 정밀하게 치료할 수 있다.
tFUS는 이미 우울증 치료에 임상 시험 중이다. 의식 연구의 진전은 "어디를 자극해야 어떤 경험이 바뀌는지"를 더 정밀하게 알려줄 수 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 데카르트, 1637년.
의식의 문제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시작해서, 데카르트, 칸트, 후설, 하이데거, 비트겐슈타인을 거쳐 2500년간 풀리지 않았다. 신경과학이 50년, 인지과학이 70년을 달려도 핵심은 미해결이었다.
2026년의 두 논문은 이 2500년 질문에 과학적 실험으로 답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음을 선언한 거다. 우리 세대에서 "의식이란 무엇인가?"의 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생물학적 계산주의에 대한 가능한 반론들도 짚어야 공정하다.
반론 1: "연속적 처리는 디지털로 충분히 근사할 수 있다."
기능주의자들의 가장 강한 반론. 실제로 디지털 시뮬레이션은 물리학, 기상학, 분자생물학 등에서 놀라운 정확도를 보여준다. 원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증명은 없다.
Milinkovic & Aru의 재반론: 기상 시뮬레이션이 정확해도, 시뮬레이션된 태풍이 실제로 비를 뿌리지는 않는다. 의식도 마찬가지 — 의식의 시뮬레이션이 실제 의식을 만들지 않을 수 있다.
반론 2: "스케일 불가분성은 정도의 차이이지, 종류의 차이가 아니다."
뇌의 스케일 상호작용이 디지털보다 더 복잡한 건 맞지만, "원리적으로 다른 종류"인지는 증명 안 됐다. 충분히 복잡한 디지털 시스템도 창발적 속성을 가질 수 있다.
반론 3: "이 논문은 실험적 검증이 안 된 이론적 주장이다."
맞다. 생물학적 계산주의는 아직 실험으로 검증된 이론이 아니다. "뇌의 연속적 처리가 의식에 필수적"이라는 걸 증명하려면, 연속적 처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고 의식이 사라지는지 봐야 한다. 이건 아직 할 수 없다 — 하지만 tFUS가 이 실험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반론 4: "의식이 뭔지 정의도 못 하면서 AI가 의식 없다고 어떻게 아는가?"
이건 가장 근본적인 반론이고, 솔직히 유효하다. 의식의 정의가 합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건 의식이 있고 저건 없다"고 말하는 건 논리적 문제가 있다. Milinkovic & Aru도 이걸 인정하면서, "적어도 우리가 아는 유일한 의식 시스템(뇌)의 핵심 특성을 공유하지 않는 시스템에서는 의식이 발생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정리하면 이렇다.
MIT의 tFUS: 의식을 실험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도구가 생겼다. "관찰"에서 "개입"으로. 상관관계에서 인과관계로. 이전에는 "의식이 어디에 있는지" 찾을 방법이 없었다. 이제 있다.
Milinkovic & Aru의 생물학적 계산주의: 의식이 어떤 종류의 시스템에서 가능하고 불가능한지에 대한 이론적 틀이 만들어졌다.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가 명확해졌다. 그리고 그 답은 "현재의 AI는 의식이 없다"이다. (단, 이건 아직 이론이지 증명된 사실은 아니다.)
이 두 개를 합치면: 우리는 처음으로 "의식이란 무엇인가?"에 과학적 실험과 이론으로 접근할 수 있는 세트를 갖추게 됐다.
물론 답은 아직 없다. 어쩌면 10년, 어쩌면 50년이 걸릴 수도 있다. 생물학적 계산주의가 틀렸을 수도 있고, tFUS 실험 결과가 예상과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2026년은 미래의 교과서에서 이렇게 기록될 수 있다:
"2026년, 인류는 의식의 문제를 철학에서 과학으로 완전히 넘겼다."
2500년간 철학이 풀지 못한 질문에, 과학이 도구(tFUS)와 이론(생물학적 계산주의)을 들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답은 아직 모른다. 하지만 이제 답을 찾을 방법은 안다.
이 글을 읽는 너. 지금 이 글을 읽으면서 "흥미롭다" 또는 "이게 뭔 소리야"를 느끼고 있다면, 그 "느낌" 자체가 퀄리아다. 그 느낌이 왜 존재하는지, 어떻게 존재하는지, 2026년의 과학자들이 답을 찾기 시작했다.
다음 술자리에서 써먹을 수 있는 한 줄: "뇌는 컴퓨터라고 하잖아? 맞긴 맞는데, 우리가 아는 컴퓨터랑은 완전히 다른 종류의 컴퓨터래. 그래서 AI는 아무리 똑똑해져도 의식을 가질 수 없다는 논문이 2026년에 나왔어."
틀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게 2026년 현재 과학이 내놓은 가장 설득력 있는 답이다.
출처: brudash.com | 이 글은 과학 교양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BruD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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