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0 · Final View
결론부터 — PER의 분모에 사고 한 분기가 끼어 있다
"후행 13.12배는 비싼 PER이 아니라 잘못 계산된 PER이다"
후행 주당순이익 18,485원에는 순이익이 마이너스 227억원이었던 2025년 4분기가 포함돼 있다. 그 분기의 이익을 지운 자리에 2026년 1분기 실적 5,141억원을 놓으면 분모의 성격 자체가 달라진다. 시장 전망치 기준 PER은 이미 10.29배이고, 자체 추정으로는 7배대까지 내려간다. 그런데 주가는 52주 고점 344,000원 대비 70% 자리에 있다. 종목 분류는 저평가 회복. 먼저 볼 일정은 2분기 실적이다.
이 지도에서 볼 것은 확률가중이 시장 목표가보다 아래에 있다는 점이다. 국내 리서치가 제시한 목표가는 360,000~460,000원 범위인데, 이 글의 확률가중은 331,410원이다. 시장보다 보수적으로 계산했는데도 현재가 대비 +36.7%가 나온다. 낙관을 얹지 않아도 위쪽이 크게 열려 있다는 뜻이고, 그 이유는 다음 장의 일회성 비용에 있다.
결론의 근거를 세 장으로 압축한다.
오를 확률이 더 높다
확률가중 적정가 약 331,410원(+36.7%). 시나리오 확률의 80%가 현재가보다 위에 있다. 방향은 위쪽이 뚜렷하게 우세하다고 본다.
사고 한 분기가 반복된다는 가격
현재 시가총액을 후행 PER로 정당화하는 순이익은 8,707억원. 지난 네 분기 합계와 거의 같다. 남은 세 분기가 분기당 1,189억원만 벌면 유지되는 요구다.
2분기 실적 · 신작 검증
위로는 2분기에도 영업이익률 30%대가 유지되느냐. 아래로는 연내 출시 예정 신작들이 흥행에 실패하는 경우다. 확인 전까지 확률은 고정한다.
후행 PER는 지난 네 분기 실적으로 계산하고 전망 PER는 앞으로 1년 추정으로 계산한다. 실적이 크게 흔들리는 회사에서는 두 값이 벌어지는데, 그 간격 자체가 정보다. 이 종목은 후행 13.12배와 전망 10.29배로 3배 가까이 벌어져 있다. 지난 1년에 정상이 아닌 분기가 섞여 있다는 신호다.
Chapter 01 · The Missing Quarter
영업이익 24억원의 정체
분기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 — 억원 · 확정 실적
25년 4분기 매출은 9,1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9% 늘었다. 그런데 영업이익은 24억원, 전년 동기 대비 98.9% 감소였다. 매출이 절반 가까이 늘어난 분기에 이익이 사라졌다는 것은 그 분기에만 발생한 비용이 있었다는 뜻이다. 보도 기준으로 그 정체는 성수 신사옥 이전을 앞두고 향후 4년간 쓸 재원으로 공동근로복지기금 816억원을 출연한 것을 비롯한 일회성 비용이다.
일회성 비용의 성격도 구분해야 한다. 복지기금 출연은 현금이 한 번 나가고 끝나는 항목이지만, 새 사옥으로 옮기면 임차료와 감가상각은 매 분기 따라온다. 즉 4분기에 몰렸던 816억원은 사라지되, 사옥 이전에 따른 고정비 증가는 남는다. 26년 1분기 영업이익률 33.99%가 25년 1~3분기 평균 43.7%보다 10%p 낮은 것이 그 흔적으로 보인다. 비용의 정상화가 곧 예전 이익률로의 복귀는 아니라는 뜻이다.
이 판단이 중요한 이유는 PER 계산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4분기 순이익은 마이너스 227억원이었고, 이 값이 후행 주당순이익 18,485원의 분모 구간에 들어 있다. 만약 그 분기가 평상시 수준인 3,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냈다면 후행 PER는 지금보다 훨씬 낮게 찍혔을 것이다. 지금 보이는 13.12배는 회사의 수익력이 아니라 회계 한 분기의 그림자다.
반대편의 26년 1분기는 정상 궤도를 넘어선 분기였다. 매출 1조 3,7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9% 늘었고, 영업이익 5,616억원으로 22.8%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대표작 프랜차이즈가 분기 매출 1조원을 처음 넘겼고, 전년 대비 24% 성장했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원/달러 1,463.1원(2026-07-26). 매출의 상당 부분이 해외에서 달러·위안화로 들어온다. 환율이 높으면 같은 이용자 결제액이 더 큰 원화 매출로 잡힌다.
게임은 원재료가 없다. 인건비와 마케팅비가 원가의 대부분이라, 매출이 늘어도 인원이 그대로면 이익률이 튀고 인원과 사옥을 늘리면 이익률이 눌린다. 25년 4분기가 후자의 사례였다.
후행 13.12배와 전망 10.29배의 간격이 3배 가까이 벌어져 있다. 실적이 정상화되면 이 간격이 좁혀지는 쪽은 후행 PER다.
세 카드를 겹치면 이번 분석의 구도가 나온다. 환율은 매출을 밀어 올리고, 비용은 한 분기에 몰렸다가 정상으로 돌아왔으며, 그 결과로 PER이 왜곡됐다. 왜곡이 풀리는 것은 시간 문제인데, 그 시간표가 분기 실적 발표다.
Chapter 02 · Business Anatomy
무엇을 만들어 누구에게 파는 회사인가
본업은 배틀로얄 장르의 대표작 하나에 크게 기대고 있다. PC·콘솔판과 모바일판, 그리고 지역별 별도 서비스로 나뉘어 전 세계에서 돌아가는데, 매출은 게임 자체의 판매가 아니라 이용자가 사는 치장 아이템과 시즌 패스에서 나온다. 한 번 만든 게임에 콘텐츠를 계속 얹어 파는 구조라, 개발이 끝난 뒤의 추가 원가가 낮다.
이 사슬의 특징은 3번과 4번 사이에 있다. 대표작이 버는 현금을 신작에 계속 투입하는 구조인데, 신작 대부분은 실패한다. 게임업의 통상적인 성공률이 그렇다. 그래서 이 회사의 가치는 대표작이 얼마나 오래 버티느냐와, 그 현금으로 만든 다음 프랜차이즈가 나오느냐 두 가지로 갈린다. 회사가 스스로 내건 표현도 프랜차이즈 지식재산 확보다.
돈이 도는 결도 봐야 한다. 이용자 결제액에서 앱마켓과 플랫폼이 수수료를 먼저 떼고, 지역 파트너가 있으면 배분이 한 번 더 일어난다. 남은 것이 회사 매출로 잡힌다. 개발이 끝난 게임의 운영비는 서버와 운영 인력 정도라 매출 대비 비중이 작다. 영업이익률이 30~50%대를 오간 이유가 이 구조다. 제조업과 달리 매출이 늘 때 원가가 따라 늘지 않는다.
플랫폼 수수료는 이 사업의 숨은 원가다. 모바일에서는 앱마켓이 결제액의 상당 몫을 떼고, PC에서도 유통 플랫폼을 쓰면 비슷한 구조가 된다. 그래서 같은 결제액이라도 어느 플랫폼에서 발생했느냐에 따라 회사에 남는 금액이 달라진다. 자체 런처나 웹 결제 비중을 올리려는 시도가 업계 공통으로 나오는 이유가 이것이고, 이 비중의 변화는 매출이 아니라 이익률에 먼저 나타난다.
지역 구조도 이익률을 가른다. 같은 게임이라도 지역에 따라 직접 서비스하는 곳과 현지 파트너를 통하는 곳이 나뉜다. 파트너를 끼면 매출 인식 방식과 배분율이 달라져, 이용자가 늘어난 만큼 회사 매출이 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대표작이 여러 지역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서비스되는 만큼, 분기 매출의 증감을 이용자 수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은 이 종목을 볼 때 늘 감안해야 한다.
대신 위험도 이 구조에서 나온다. 매출의 큰 몫이 한 프랜차이즈에 몰려 있어, 그 게임의 이용자 수가 꺾이면 대체할 것이 마땅치 않다. 회사가 2026년을 신작 포트폴리오 검증의 해로 부르는 것도 이 집중을 풀겠다는 뜻이다. 신규 지식재산인 인조이와 미메시스가 각각 100만장 이상 팔렸다는 것이 지금까지 나온 성과다.
대표작의 수명도 계산에 들어가야 한다. 서비스 개시 이후 여러 해가 지난 게임이 여전히 분기 매출 1조원을 내고 전년 대비 24% 성장했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신규 모드와 이용자 제작 콘텐츠로 놀거리를 계속 갈아 끼우는 방식이 작동하고 있다는 뜻인데, 이 방식은 이용자가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수록 회사의 제작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다. 플랫폼에 가까워질수록 수명이 길어진다는 것이 이 대목의 핵심이다.
경쟁 구도는 국내와 글로벌이 다르다. 국내에서는 몇 안 되는 조 단위 매출 게임사 중 하나이고, 글로벌에서는 중국·미국·일본의 대형 퍼블리셔와 같은 시장에서 겨룬다. 배틀로얄이라는 장르 안에서는 최상위권이지만 장르 자체의 성장률은 이미 완만하다. 그래서 다음 성장은 장르를 넓히는 데서 나와야 하고, 신작 라인업이 그 시도다.
Chapter 03 · Quality of Earnings
이익의 질 —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따로 논다
이 회사의 순이익은 영업이익과 잘 맞지 않는다. 2023년에는 영업이익 7,680억원에 순이익 5,941억원으로 77.4%, 2024년에는 1조 1,825억원에 1조 3,026억원으로 110.2%, 2025년에는 1조 544억원에 7,337억원으로 69.6%였다. 2026년 1분기는 5,616억원에 5,141억원으로 91.5%다. 3년 사이 전환율이 70%에서 110% 사이를 오갔다.
- 2023년 매출 1조 9,106억 · 영업이익 7,680억 · 순이익 5,941억
- 2024년 매출 2조 7,098억 · 영업이익 1조 1,825억 · 순이익 1조 3,026억
- 2025년 매출 3조 3,266억 · 영업이익 1조 544억 · 순이익 7,337억
- 2023년 자산 6.44조 · 자본 5.56조 · 부채비율 15.9%
- 2024년 자산 7.92조 · 자본 6.83조 · 부채비율 16.0%
- 2025년 자산 9.43조 · 자본 7.18조 · 부채비율 31.3%
전환율이 흔들리는 이유는 투자 자산 때문으로 본다. 이 회사는 번 돈으로 국내외 게임 스튜디오와 관련 기업의 지분을 사 왔고, 그 지분의 평가액이 매 분기 손익에 반영된다. 게임이 잘돼도 보유 지분 가치가 빠지면 순이익이 눌리고, 반대도 성립한다. 영업이익은 본업의 성적표이고 순이익은 거기에 투자 성과가 얹힌 값이라, 이 종목은 두 지표를 따로 읽어야 한다.
재무는 가볍다. 2025년 말 자본 7조 1,841억원에 부채비율 31.3%다. 2024년 16.0%에서 두 배가 됐는데, 같은 기간 자산이 7.92조원에서 9.43조원으로 늘었으니 차입을 늘려 무언가를 샀다는 뜻이다. 타법인 주식 취득 결정 공시가 올해에도 이어진 것을 보면 스튜디오·지분 투자가 계속되는 국면으로 읽힌다. 다만 31.3%라는 수준 자체는 여전히 낮아 재무 부담을 논할 자리는 아니다.
주가순자산비율 1.45배의 분모인 주당순자산 166,997원에는 위에서 말한 투자 지분이 상당 부분 들어 있다. 게임 스튜디오 지분의 장부가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다시 매겨지므로, 순자산 기준 비율은 제조업처럼 단단한 바닥이 아니다. 이 글이 가치 평가를 순자산이 아니라 이익 기준으로 세운 이유다. 반대로 후행 PER의 분모에는 사고 한 분기가 섞여 있어, 두 지표 모두 액면 그대로 쓰면 안 되는 상태다.
이익의 구성에서 하나 더 짚을 것은 인건비의 성격이다. 게임사의 인건비는 제조업의 원가와 달리 매출에 비례하지 않고 인원 수에 비례한다. 그래서 사람을 뽑아 두고 매출이 안 나오면 이익률이 급격히 무너지고, 반대로 기존 인원으로 매출이 늘면 이익률이 튄다. 2025년에 매출이 22.8% 늘고 영업이익이 10.8% 줄어든 것은 매출보다 비용이 빠르게 늘어난 해였다는 뜻이고, 2026년 1분기는 그 관계가 다시 뒤집힌 분기였다.
현금흐름 항목은 확보하지 못해 순이익 대비 현금 전환 비율는 이 글에서 확인 불가다. 게임업은 이용자 결제가 곧 현금이라 회수 위험이 낮은 편이지만, 확인하지 않은 것을 좋게 가정하지는 않는다. 다음 분기보고서에서 볼 항목으로 남긴다.
Chapter 04 · Earnings Path & Model
이익 궤적 — 시장 전망치 위에서 계산한다
시장 전망치부터 정리한다. 2026년 매출 전망은 4조 4,572억·4조 7,353억·4조 8,422억원, 영업이익은 1조 2,558억·1조 4,245억·1조 4,856억원 세 갈래다. 주당순이익 전망은 21,253원과 25,230원이다. 전망치들은 이미 큰 폭의 개선을 보고 있는데, 자체 모델은 그 위쪽에 붙는다.
자체 3개년 추정 — 계산식을 그대로 적는다
2026년 매출. 1분기 확정 1조 3,714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56.9%였다. 남은 세 분기에 이 성장률을 그대로 쓰면 과하다고 보고 +40%로 낮춘다. 2분기 6,620 × 1.40 = 9,268억, 3분기 8,706 × 1.40 = 12,188억, 4분기 9,197 × 1.40 = 12,876억원이다. 합치면 약 4조 8,046억원으로 시장 전망 상단과 비슷한 자리다.
2026년 영업이익. 1분기 영업이익률은 33.99%였다. 2025년 1~3분기 평균은 43.7%였으니 인건비와 사옥 관련 고정비가 늘어난 상태를 반영한 값으로 본다. 2·3분기에 34%, 4분기에 마케팅비 계절성을 감안해 32%를 적용한다. 3,151억 + 4,144억 + 4,120억원에 1분기 확정 5,616억원을 더하면 약 1조 7,031억원이다. 시장 전망 상단 1조 4,856억원보다 15% 높다.
순이익 전환. 최근 3년 전환율이 69.6%에서 110.2% 사이라 평균을 그대로 쓰기 어렵다. 투자 지분 평가의 방향을 예단하지 않기 위해 85%를 적용한다. 1조 7,031억 × 0.85 = 약 1조 4,476억원, 주당으로는 30,730원이다. 현재가 기준 PER은 7.9배가 된다.
2027~2028년. 신작의 흥행 여부를 예측하지 않는다. 대표작 프랜차이즈가 완만하게 성장하고 신작이 평균적인 성과를 낸다는 가정 아래 매출 5.30조·5.60조원, 영업이익 1.85조·1.95조원으로 둔다. 영업이익률은 35% 안팎을 유지한다고 봤다. 26종 파이프라인 중 하나라도 대형 흥행이 나오면 이 숫자는 위로 크게 벌어지고, 전부 실패하면 대표작 성장률만 남는다.
추정을 분기로 쪼개 두면 채점이 쉬워진다
연간 숫자만 놓으면 맞았는지 틀렸는지 1년 뒤에나 안다. 그래서 위 모델을 분기로 다시 적는다. 2분기 매출 9,268억원에 영업이익 3,151억원, 3분기 매출 1조 2,188억원에 영업이익 4,144억원, 4분기 매출 1조 2,876억원에 영업이익 4,120억원이다. 2분기 실적이 나오는 순간 첫 채점이 되고, 세 분기 중 두 번을 크게 빗나가면 연간 추정을 다시 세운다.
이 숫자들이 무리한 요구인지도 따져 봐야 한다. 2분기 영업이익 3,151억원은 전년 동기 2,461억원 대비 +28%다. 1분기가 전년 대비 +22.8%였으니 비슷한 개선폭이다. 3분기 4,144억원은 전년 3,486억원 대비 +19%로 오히려 완만하다. 4분기 4,120억원은 전년 24억원과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지만, 25년 3분기 3,486억원과 견주면 +18% 수준이다. 분기로 쪼개면 이 모델은 공격적이지 않다.
남은 세 분기에 +40% 성장률을 일괄 적용한 것이 이 모델의 최대 가정이다. 1분기 급증에는 신규 지식재산의 초기 판매가 섞여 있어, 그 효과가 반복되지 않으면 3·4분기 매출이 추정보다 낮게 나온다. 오차 범위를 매출 ±5,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으로 넓게 본다. 2분기 실적이 나오면 이 성장률부터 다시 맞춰야 한다.
Chapter 05 · The Pipeline
신작 26종 — 확률 게임을 산업으로 만들 수 있나
회사가 내건 2026년 계획은 신작 26종 파이프라인이다. 연내 출시가 예고된 것으로는 서브노티카 후속작이 얼리 액세스 형태로 나오고, 팰월드의 모바일 버전이 준비되고 있다. 이미 나온 신규 지식재산 인조이와 미메시스는 각각 100만장 이상 팔렸다. 8월 게임스컴에서는 다섯 종의 신작이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 서브노티카 후속작 — 연내 얼리 액세스 예정. 기존 시리즈의 팬층을 이미 확보한 프랜차이즈다
- 팰월드 모바일 — PC·콘솔에서 검증된 지식재산의 모바일 확장
- 게임스컴 2026 공개 5종 — 대표작 스튜디오 신작, NO LAW, 프로젝트 제타, 에이지 트위스터, 타래: 언바운드
- 인조이·미메시스 — 각각 100만장 이상 판매. 신규 지식재산의 첫 성과
파이프라인의 값을 계산에 넣기 어려운 이유는 분포에 있다. 게임 신작의 성과는 평균이 아니라 극단에서 결정된다. 스무 개가 본전이고 하나가 크게 터지면 그 하나가 나머지를 다 덮는다. 반대로 하나도 안 터지면 스무 개의 개발비가 그대로 비용이 된다. 기대값으로는 계산이 되지만 어느 해에 실현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이 글은 파이프라인을 이익 추정이 아니라 PER 쪽 변수로 다뤘다.
26종이라는 숫자를 어떻게 읽을지가 문제다. 게임 신작의 흥행 확률은 낮고, 회사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많이 만드는 전략은 하나가 터질 확률을 높이려는 시도인데, 그러려면 실패 비용이 감당 가능해야 한다. 자본 7조 1,841억원에 부채비율 31.3%인 재무 구조가 그 실패 비용을 흡수하는 자리에 있다. 돈이 있어서 확률 게임을 산업처럼 돌릴 수 있는 회사라는 것이 이 전략의 전제다.
제작 방식의 변화도 회사가 강조하는 축이다. 인공지능을 개발 공정에 넣어 제작 비용과 기간을 줄이겠다는 것인데, 이 방향이 실제로 작동하면 신작 26종이라는 숫자가 감당 가능한 규모가 된다. 게임 개발비의 대부분은 인건비와 시간이므로, 같은 인원으로 더 많은 시도를 할 수 있다면 흥행 확률 게임의 판돈 자체가 달라진다. 다만 이 효과는 아직 숫자로 확인된 바 없어 이 글의 모델에는 반영하지 않았다.
다만 가치 평가에서는 신중해야 한다. 신작의 기여는 나오기 전까지 계산에 넣을 수 없다. 이 글의 2026~2028년 모델도 특정 신작의 흥행을 가정하지 않았다. 파이프라인의 값은 이익 추정이 아니라 PER에 붙는다. 신작이 하나 성공할 때마다 시장이 이 회사에 주는 PER이 올라가는 방식인데, 그 재평가가 앞 장의 Bull과 Super 시나리오를 만드는 재료다.
반대로 위험도 PER 쪽에 있다. 올해가 검증의 해라고 회사 스스로 말한 이상, 라인업이 줄줄이 부진하면 시장은 파이프라인 자체의 값을 깎는다. 이익은 대표작이 지켜 주더라도 PER이 내려가면 주가는 빠진다. Bear 시나리오에서 PER을 10배까지 낮춰 잡은 이유다.
Chapter 06 · Capital Return
3년간 1조원 — 주주환원이 PER에 하는 일
2026년 2월, 회사는 2026년부터 2028년까지 3년간 1조원 이상을 주주에게 돌려주겠다고 발표했다. 현금배당을 처음 도입하고, 7,000억원 이상 규모의 자기주식을 매입한 뒤 전량 소각하는 것이 골자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라는 것이 회사 설명이고, 6월 26일에는 자기주식취득 결과보고서가 공시됐다.
소각이 붙은 자사주 매입은 배당과 성격이 다르다. 배당은 현금이 한 번 나가고 끝이지만, 소각은 주식 수 자체를 줄여 남은 주주의 몫을 키운다. 시가총액 11조 4,239억원인 회사가 3년간 7,000억원어치를 사서 없앤다면 발행 주식의 6% 안팎이 사라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같은 이익이라도 주당 이익이 그만큼 올라간다.
규모의 감을 잡으려면 이익과 비교해 보면 된다. 3년간 1조원은 연평균 3,333억원이고, 자체 추정 2026년 순이익 1조 4,476억원의 23% 수준이다. 회사가 버는 돈의 4분의 1가량을 주주에게 돌리면서 나머지로 신작에 투자하겠다는 배분인데, 성장 투자와 주주환원을 같이 가져가려는 균형점으로 읽힌다. 이익이 계획대로 나오지 않으면 이 균형이 먼저 흔들릴 항목이기도 하다.
배당수익률 자체는 0.92%로 낮다. 성장주의 배당은 수익률로 읽을 게 아니라 신호로 읽어야 한다. 이익을 전부 신작에 넣던 회사가 일부를 주주에게 돌리기 시작했다는 것은 현금 창출이 안정 궤도에 들었다고 스스로 판단했다는 뜻이다. 게임사의 PER을 누르는 가장 큰 요인이 이익의 불확실성인데, 주주환원은 그 불확실성을 부분적으로 상쇄한다.
주주환원은 이익을 늘리지 않는다. 대신 세 가지를 바꾼다. 첫째, 주식 수가 줄어 주당 이익이 오른다. 둘째, 남는 현금을 무리한 인수에 쓸 위험이 줄어 자본 배분의 신뢰도가 올라간다. 셋째, 주가가 밀릴 때 회사가 사는 쪽에 서므로 주가가 덜 빠진다. 이 세 가지가 합쳐져 PER의 바닥을 올리는데, 이 글은 그 효과를 Base PER 12배에 반영했다.
Chapter 07 · Peers & Reverse Math
동종 비교와 거꾸로 계산 — 지금 가격이 요구하는 이익
국내 동종
국내 다섯을 늘어놓으면 PER의 서열이 성장 기대와 파이프라인 두께로 정해진다는 것이 드러난다. 크래프톤은 시가총액이 나머지를 다 합친 것보다 크고, 외국인 보유율도 43.58%로 가장 높다. 규모와 외국인 비중이 큰 종목은 개별 게임 흥행보다 업종 전체의 자금 흐름에 더 민감하게 움직인다. 52주 고점 대비 70%라는 위치도 종목 고유의 악재보다 업종 조정의 결과로 보는 편이 맞다.
PER의 크기만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놓치는 것이 있다. 국내 게임사들의 후행 PER이 6배에서 14배 사이에 흩어져 있는데, 이 편차를 만드는 것은 이익 규모가 아니라 다음 이익을 얼마나 믿느냐다. 신작 일정이 잡혀 있으면 전망 PER이 후행보다 낮아지고, 공백이 있으면 반대가 된다. 크래프톤은 전자에 속하면서 동시에 지난 분기 사고로 후행 PER이 부풀려진 상태라, 두 효과가 겹쳐 간격이 가장 크게 벌어져 있다.
글로벌 동종
글로벌 넷을 놓고 보면 크래프톤의 PER이 특별히 높지 않다. 사업 구조가 가장 비슷한 NetEase의 선행 13배대와 비교하면 크래프톤의 전망 10.29배는 오히려 할인 상태다. 다만 그 할인에는 이유가 있다. 매출이 한 프랜차이즈에 몰려 있고, 신작 검증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할인이 부당하다기보다, 할인의 폭이 지금 사실보다 크다는 것이 이 글의 판단이다.
거꾸로 계산 — 지금 가격이 요구하는 이익
계산은 단순하다. 현재 시가총액 11조 4,239억원을 후행 PER 13.12배로 정당화하려면 순이익이 8,707억원 있어야 한다. 이 값은 지난 네 분기 합계와 거의 같다. 즉 시장은 일회성 손실이 포함된 지난 1년의 이익이 앞으로도 반복된다는 가격을 매기고 있다.
분기로 쪼개면 요구가 얼마나 낮은지 보인다. 1분기 순이익 5,141억원을 빼면 남은 세 분기가 3,566억원, 분기당 1,189억원이면 된다. 1분기가 5,141억원이었으니 분기 이익이 4분의 1로 줄어도 현재가가 설명된다는 뜻이다. 이 정도 급락은 2025년 4분기 같은 일회성 사건이 매 분기 반복돼야 나온다.
거꾸로 물어도 결론은 같다. 자체 추정 순이익 1조 4,476억원이 실현되면 현재가 기준 PER은 7.9배가 된다. 시장 전망 하단인 1조 2,000억원대만 나와도 9.5배다. 국내 동종 평균과 글로벌 동종 어느 쪽과 비교해도 낮다. 가격이 아직 정상화된 이익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 계산의 결론이고, 이것이 다음 장 시나리오의 출발점이다.
Chapter 08 · Scenarios
시나리오 — 네 갈래의 값과 확률
Bear (확률 20%). 연내 출시 신작들이 부진하고 대표작 성장률도 둔화되는 경우다. 2026년 순이익 9,000억원에 PER 10배를 적용했다. PER을 10배로 낮춘 것은 파이프라인의 값이 깎이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1분기 실적이 이미 확정된 상태라 이 시나리오가 성립하려면 하반기가 급격히 나빠져야 한다. 전제 가정 시의 값이다.
Base (확률 37%). 시장 전망치 하단에서 중간 수준이 실현되는 경우다. 순이익 1조 2,000억원에 PER 12배를 적용했다. 12배는 국내 동종 중간값과 글로벌 자체 개발사 선행 PER 사이의 자리다. 주주환원으로 주식 수가 줄어드는 효과를 PER에 일부 반영했다.
Bull (확률 30%). 4장 자체 모델이 실현되는 경우다. 순이익 1조 4,476억원에 PER 13배를 적용했다. 이익 추정만 자체 모델로 바꾸고 PER은 지금 후행 수준을 그대로 쓴 값이라, 시장이 매기는 PER 상승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Super (확률 13%). 자체 모델에 더해 신작 한 종이 대형 흥행을 내며 파이프라인 재평가가 붙는 경우다. PER 15배는 글로벌 자체 개발사 후행 PER과 같은 자리이고, 산출값 461,700원은 국내 리서치 목표가 상단과 거의 겹친다. 전제 가정 시의 값이다.
확률을 이렇게 배분한 근거도 밝혀 둔다. Bear에 20%만 준 것은 1분기 실적이 이미 확정됐기 때문이다. 연간 순이익 9,000억원이 되려면 남은 세 분기 합이 3,859억원이어야 하는데, 이는 분기당 1,286억원으로 25년 2분기 155억원 같은 사고가 반복돼야 나오는 숫자다. 반대로 Super에 13%만 준 것은 신작 대형 흥행이라는 조건이 붙기 때문이다. 가운데 두 시나리오에 67%를 몰아 둔 이유가 여기 있다.
Chapter 09 · Flow
수급 — 5일과 20일이 엇갈린다
2026-07-24 기준. 단위는 전부 주식 수다.
20일과 5일의 방향이 다르다. 20일로 보면 외국인이 30,588주를 팔았고 기관이 226,399주를 받았다. 5일로 좁히면 외국인이 10,949주 순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 보유율은 43.58%로 20일 사이 0.07%p 줄었을 뿐이라 의미 있는 이탈은 없었다. 6월 26일 199,300원 저점 부근에서 기관이 대량으로 담았고, 최근 며칠 외국인이 뒤늦게 합류하는 구도로 읽힌다.
신용융자 잔고는 78,436주로 관찰 구간에서 33.3% 줄었다. 이 종목의 감소 폭이 앞선 두 종목보다 크다. 6월 저점 구간에서 빚으로 산 물량이 대거 정리됐다는 뜻이고, 남은 물량이 가벼워 가격이 흔들려도 강제 매도가 나올 여지가 적다. 반등 초입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거래량도 함께 봐야 한다. 7월 24일 거래량은 79,085주였다. 주당 24만원대라 금액으로는 200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데, 시가총액 11조원대 종목치고는 한산한 편이다. 거래가 얇은 상태에서 기관이 20일 동안 226,399주를 담았다는 것은 하루 거래량의 두 배 넘는 물량을 시간을 두고 모았다는 뜻이다. 급하게 산 흔적이 아니라 눌린 가격에서 천천히 받은 모습에 가깝다.
다만 외국계 창구는 5일 동안 5,517주 순매도였다. 전체 외국인 순매수와 방향이 다른데, 창구 집계가 일부 증권사만 잡는다는 한계가 있어 무겁게 볼 신호는 아니다. 교차 판정은 리포트 공백 — 수급 신호만 참고다. 최근 14일 동안 새로 나온 리포트가 없어 리포트와 수급을 겹쳐 읽을 재료가 없다는 뜻이다.
가장 최근 리포트가 7월 9일이고 그 앞은 6월 30일에 세 건이 몰려 있다. 모두 2분기 실적 발표 전에 쓰인 글이다. 목표가는 360,000~460,000원 범위에 있는데, 이 값들은 1분기 실적까지만 반영한 추정 위에 서 있다. 2분기 숫자가 나오면 목표가가 어느 쪽으로든 움직이고, 그때 리포트와 수급이 다시 겹쳐진다.
Chapter 10 · Thesis
정·반·합 — 세 문단으로 정리한다
정. 1분기 매출 1조 3,714억원과 영업이익 5,616억원은 1분기 기준 역대 최고다. 대표작 프랜차이즈가 분기 매출 1조원을 처음 넘겼고 전년 대비 24% 성장했다. 재무는 자본 7조 1,841억원에 부채비율 31.3%로 가볍고, 3년간 1조원 이상 주주환원에 자사주 전량 소각이 걸려 있다. 그런데 주가는 52주 고점 대비 70%, 후행 PER는 사고 한 분기가 낀 13.12배다.
반. 매출이 한 프랜차이즈에 몰려 있다. 26종 파이프라인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고, 게임 신작의 흥행 확률은 낮다. 순이익 전환율이 69.6%에서 110.2% 사이를 오갈 만큼 투자 자산 평가의 영향이 크며, 그 방향은 예측할 수 없다. 자체 모델이 남은 세 분기에 적용한 +40% 성장률에는 1분기의 신규 지식재산 초기 판매가 반복된다는 가정이 섞여 있다. 현금흐름은 확인하지 못했다.
합. 방향은 위쪽이 뚜렷하게 우세하다. 확률가중 331,410원으로 현재가 대비 +36.7%이고, 이 값은 시장 목표가 평균 376,667원보다도 낮게 잡은 결과다. 핵심은 Bull 시나리오조차 시장이 매기는 PER 상승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 받고 있는 PER 그대로 정상화된 이익만 실리면 400,200원이 나온다. 신작 흥행은 그 위에 얹히는 선택지이지 전제가 아니다.
실적·재무는 긍정(1분기 역대 최고 · 일회성 비용 소멸), 수급은 전환 초입(20일 외국인 순매도에서 5일 순매수로, 신용 33.3% 감소)이다. 네 칸으로 나누면 실적 좋음 · 수급 전환 자리로, 둘 다 좋은 칸으로 넘어가는 경계에 있다. 2분기 영업이익이 3,000억원을 밑돌면 위치는 실적·재무 쪽부터 내려가고, 그때는 자체 모델의 성장률 가정을 통째로 다시 세워야 한다.
판정이 바뀌는 조건. 가격으로는 400,200원이다. 이 위에서는 Bull이 이미 실현된 가격이라 저평가 근거가 사라진다. 실적으로는 2분기 영업이익 3,000억원이다. 이 아래면 1분기가 일시적 급증이었다는 뜻이고, 2026년 순이익 추정을 1조원 아래로 내려야 하며 Base도 25만원대로 내려간다.
Chapter 11 · Watchlist
다음 확인 — 무엇을 보면 이 글을 고쳐야 하나
- 2분기 실적. 영업이익 3,000억원이 분기점. 3,200억원 이상이면 자체 모델이 맞은 것이고, 3,000억원 미만이면 Base를 내린다.
- 게임스컴 신작 5종 공개. 8월. 반응이 좋으면 파이프라인 PER이 올라가고, 미지근하면 검증의 해라는 표현이 부담으로 돌아온다.
- 서브노티카 후속작 얼리 액세스. 연내 예정. 판매량이 인조이·미메시스의 100만장을 넘느냐가 기준선이다.
- 자사주 소각 집행. 3년 7,000억원 계획이 실제 매입·소각으로 이어지는 속도. 주식 수 감소가 확인되면 주당 가치 추정을 올린다.
- 영업활동현금흐름.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한 항목이다. 순이익 대비 0.8배를 밑돌면 이익의 질에 의문을 달아야 한다.
- 당기손익-공정가치 금융자산. 투자 지분의 평가액. 이 계정의 변동 폭이 순이익 전환율을 흔드는 원인이라 분기마다 확인이 필요하다.
- 인건비와 판매관리비. 25년 4분기에 몰렸던 비용이 정말 일회성이었는지는 26년 2·3분기 판관비율로 검증된다.
한 가지 더. 이 종목은 게임 업종 전체의 자금 흐름에 같이 실려 움직인다. 시가총액이 크고 외국인 보유율이 43.58%로 높아, 개별 게임의 성패보다 업종에 들어오고 나가는 돈이 단기 주가를 더 크게 흔든다. 업종 지수가 눌린 국면에서 혼자 오르기는 어렵고, 반대로 업종이 돌아설 때는 가장 먼저 오르는 자리에 선다. 종목 분석과 별개로 업종의 방향을 같이 봐야 하는 이유다.
확인의 우선순위도 정해 둔다. 8월 게임스컴은 뉴스가 먼저 나오고 숫자는 나중에 붙는 이벤트다. 반응이 뜨거워도 그것이 매출로 바뀌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반대로 2분기 실적은 나오는 즉시 이 글의 전제를 채점한다. 소음과 신호를 구분하자면 게임스컴은 PER 쪽 재료이고 2분기 실적은 이익 쪽 재료다. 이익이 먼저 확인돼야 PER 이야기가 설득력을 갖는다.
네 개의 이벤트 중 첫 번째가 2분기 실적이다. 이 글의 논리는 하나에 걸려 있다. 25년 4분기가 사고였고 26년 1분기가 정상이라는 것. 2분기가 1분기와 비슷한 이익률을 보이면 그 전제가 확인되고, PER 왜곡은 시간이 지나며 자동으로 풀린다. 반대로 2분기가 다시 무너지면 4분기가 사고가 아니라 새 기준선이었다는 뜻이 된다. 계산은 그때 다시 한다.